오토노머스에이투지 “자율주행차 기술, 100% 안전 아니면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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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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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망·디지털 정밀지도 구축이 급선무” 주장
자율주행차량 솔루션 개발…창업 1년만에 양산 임박
자율주행차 센서데이터 분석·가공 최고 수준 기술력
소형버스·로봇택시·특수차량 등 다양한 플랫폼 개발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자율주행차량 차고지에서 자율주행용 외부 인식 센서인 '라이다'가 장착된 소형버스를 배경으로 서 있다.[사진=이상섭 기자]


“자율주행차는 사고가 날 경우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안전이 절대적이다. 99.99%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1만대 중 1대 꼴로 사고가 난다는 뜻이다. 결국 안전성 100%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게 자율주행차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보편화된 레벨2를 넘어 긴급상황을 제외한 모든 상황을 자동차가 컨트롤하는 레벨3 단계까지 도달했다. 운전자 없이도 어떤 제한없이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레벨5 수준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같은 단계와 무관하게 자율주행을 가능케하는 것은 주행 상황의 인지, 판단, 제어를 가능케하는 ‘두뇌’ 역할의 기술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이같은 3단계의 과정을 모두 개발하는 자율주행 차량 솔루션 개발업체다. 회사명부터 자율주행을 뜻하는 ‘오토노머스’와 자율주행의 모든 것을 개발한다는 ‘A to Z’가 결합됐다.

2018년 창업한 오토노머스는 자율주행차량 양산에 가장 가까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 1년만에 기술보증기금이 선정하는 ‘프런티어 벤처’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기업에도 꼽히는 등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여기에 해마다 10건 가량의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며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는 매출이 발생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때문에 기술력은 탄탄하지만 당장 돈벌이를 못해 문을 닫는 스타트업들이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오토노머스는 이를 반면교사 삼았다.

한지형 오토노머스 대표는 “창업 전부터 매출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회사를 열어야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창업 이후 정부과제 프로젝트를 100억원 가까이 수주한 것을 기반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토노머스는 창업 이후 아직까지 외부투자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 회사 자랑 중 하나다. 창업 초기 외부투자를 받게 되면 적은 투자금에 지분을 넘길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론 성과에 대한 압박으로 돌아와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악순환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토노머스의 주 매출처는 다른 자율주행 관련 기업에 기술판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량에 장착되는 센서를 통해 입수되는 데이터를 분석·가공하는 ‘소프트웨어 디벨롭먼트 키트(SDK)’를 판매하는 것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자율주행 차량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이 장착된 G80 자율주행차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자율주행차의 핵심 인지센서는 라이다(lidar)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해 산란되거나 반사되는 빛을 이용해 주변환경을 인식한다. 라이다가 인식한 데이터를 자동차, 사람, 장애물 등으로 분류하는 기술이 바로 클러스터링(clustering)이다. 국내에서 클러스터링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오토노머스를 비롯해 손에 꼽을 정도다.

오토노머스가 개발한 ‘VP16 SDK’와 ‘MRP-2000’은 2인승 초소형 전기차, 소형 승용차, 대형 승용차, 중형 버스에 적용돼 양산 전 실증단계를 거치고 있다. 향후에는 40인승 대형 버스, 청소차 같은 특수차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오토노머스는 해외에서 생산된 라이다를 국내에 판매하는 업체와 독점계약을 맺고, 라이다에 클러스터링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함께 판매하는 수익 모델을 갖췄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질 수록 오토노머스의 매출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한 대표는 “SDK같은 기술 이외에도 차량설계부터 센서제어 소프트웨어모듈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공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부품사들도 제품개발에 자율주행센서 인지 알고리즘이 필요하기 때문에 판로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토노머스는 사람이 운전하는 모든 모빌리티에 자사의 솔루션을 장착하는 것을 회사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교육·개발용 플랫폼에서부터 자율주행 소형버스, 로봇택시, 특수차량 등 다양한 부문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소형버스의 경우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자율주행차를 생산, 올해까지 울산시에 4대를 공급한다. 세종시와는 규제프리존 사업이 종료되는 2021년 이후 대중교통용으로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또 국내 통신사와 5G 기반의 자율주행차 공동개발 용역도 협의 중이다.

로봇택시는 서울 상암, 울산, 대구, 안양, 판교 등 디지털 정밀지도가 구축된 지역내의 실도로에서 실증 운행을 진행 중이다. 규제특례 및 자율주행 촉진법에 따라 올해부터 대구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오토노머스가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분야는 자율주행 특수차량. 청소차·컨테이너 트럭·트랙터 등 제한된 구역에서 제한된 조건으로 이동하는 차량은 단기간에 상용화가 가능하다.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에 나오는 데 필요한 수많은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도 상업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 판단이다.

한 대표는 “회사 연구진 대부분이 완성차업체 출신이다보니 상용화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대형 완성차업체가 진입하지 않을 소량생산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끝으로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위해 전국에 자율주행차량에 필요한 5G 통신인프라와 디지털 정밀지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라이다 등 차량에 장착된 센서로 90% 정도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면, 나머지 10%를 채우는 것이 통신망과 정밀지도라는 것이다.

한 대표는 “5G 통신망의 경우 표준, 개발사양이 다 정해진 이후에 전국에 깔아야하는 데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사양을 찾아내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통신규격과 함께 차량의 주파수, 송수신 부품 등이 세팅된 상태에서 실도로 테스트를 거듭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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